5G, LTE, 와이파이는 무엇이 다를까? 휴대폰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길
폰의 상태바에는 늘 무언가 떠 있습니다. 와이파이 부채꼴이거나, 5G나 LTE라는 글자입니다. 모두 “인터넷이 된다"는 뜻이지만, 사실은 성격이 꽤 다른 길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길들이 어떻게 다른지, 세대가 바뀌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그리고 5G가 광고만큼 빠르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까지, 집 와이파이 글의 바깥 편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두 종류의 길 — 통신사의 길과 내 공유기의 길 #
먼저 큰 구분부터 하겠습니다. 폰이 인터넷에 닿는 길은 두 계열입니다.
| 이동통신 (5G, LTE) | 와이파이 | |
|---|---|---|
| 전파를 쏘는 곳 | 통신사의 기지국 | 내(또는 카페의) 공유기 |
| 커버 범위 | 전국, 이동 중에도 | 건물 한 채 수준 |
| 주파수 | 통신사가 국가에서 면허로 산 전용 대역 | 누구나 쓰는 공용 대역 |
| 비용 | 요금제(데이터 요금) | 회선 요금만 (전파는 무료) |
본질적인 차이는 주파수의 신분입니다. 이동통신은 통신사가 경매로 산 전용 차선을 씁니다. 그 대역에서는 그 통신사만 전파를 쏠 수 있으니 전국 단위의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고, 그 비용이 데이터 요금에 들어 있습니다. 와이파이는 공용 차선입니다. 누구나 공유기를 사다 쏠 수 있는 대신, 도달 거리가 짧게 제한되어 있고 이웃들과 간섭을 나눠 갖습니다. 같은 “무선 인터넷"이어도 한쪽은 고속도로, 한쪽은 집 앞 골목인 셈입니다.
기지국 쪽 그림도 간단히 그려 두겠습니다. 도시 곳곳의 건물 옥상과 철탑에 통신사의 안테나가 있고, 각 안테나는 자기 주변의 한 구역(셀)을 맡습니다. 이동통신을 셀룰러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폰은 가장 신호가 좋은 기지국과 연결되고, 기지국 뒤에는 유선 회선이 인터넷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결국 무선 구간은 폰에서 기지국까지뿐이고, 나머지는 땅속과 바닷속의 케이블입니다.
세대(G)가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
LTE, 5G의 G는 세대(Generation)입니다. 대략의 역사는 이렇습니다. 3G에서 폰으로 인터넷이 본격화됐고, 4G(LTE)에서 동영상을 볼 만한 속도가 됐고, 5G는 거기서 속도를 더 올리면서 지연을 크게 줄였습니다.
지연은 속도와 다른 축입니다. 속도가 한 번에 나르는 양이라면, 지연은 신호가 오가는 데 걸리는 왕복 시간입니다. 동영상 스트리밍은 속도가 중요하지만, 온라인 게임이나 영상통화는 지연이 체감을 정합니다. 5G가 “원격 수술, 자율주행” 같은 거창한 예와 함께 소개됐던 것은 이 지연 축의 개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5G로 바꿨는데 별로 안 빨라졌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5G가 자랑하는 최고 속도는 아주 높은 주파수 대역의 이야기인데, 와이파이 글에서 본 물리 법칙이 만든 한계 그대로 높은 주파수는 빠르지만 멀리 못 가고 장애물에 약합니다. 그 대역으로 전국을 덮으려면 기지국을 촘촘히 깔아야 해서, 실제 서비스의 다수는 LTE보다 조금 높은 중간 대역에서 이뤄집니다. 빠르긴 한데 광고의 숫자만큼은 아닌 이유, 그리고 같은 5G 표시여도 장소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다른 이유입니다.
폰은 수시로 길을 갈아탑니다 #
이 글의 길들 사이에서 폰은 생각보다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 기지국 사이의 갈아타기 — 지하철이 달리는 동안 폰은 멀어지는 기지국에서 가까워지는 기지국으로 연결을 넘깁니다. 핸드오버라고 부르는 이 동작은 통화가 끊기지 않게 백그라운드에서 일어납니다. 고속 이동 중에 가끔 인터넷이 출렁이는 순간이 대개 이 인수인계 타이밍입니다.
- 5G와 LTE 사이 — 5G 신호가 약해지면 폰은 LTE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갑니다. 상태바의 글자가 5G와 LTE를 오가는 것이 그 흔적입니다.
-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사이 — 집에 들어서면 폰은 등록된 와이파이로 자동으로 옮겨 탑니다. 데이터 요금이 멈추는 순간입니다. 반대로 와이파이가 약한 집 구석에서는, 폰이 “약한 와이파이보다 LTE가 낫다"고 판단해 슬쩍 데이터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와이파이가 되는 집인데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 있는 미스터리의 흔한 범인입니다.
갈아타기의 기준은 단순한 신호 세기만이 아니라 실제 품질이라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갑니다. 다만 경계 지대(와이파이가 한 칸으로 버티는 자리)에서는 갈아타기가 잦아져 오히려 불안정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차라리 와이파이를 잠깐 끄는 것이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
데이터 요금은 무엇의 값인가 #
마지막으로 요금 이야기로 묶겠습니다. 와이파이는 공짜 같고 데이터는 비싼 이유가 이제 설명됩니다. 데이터 요금은 면허 주파수라는 희소한 전용 차선과 전국의 기지국망을 쓰는 값입니다. 통신사는 주파수 경매와 기지국 구축에 큰 비용을 들였고, 그 차선의 폭(용량)은 유한해서 요금제로 사용량을 관리합니다. 반면 와이파이의 전파 구간은 공용 대역이라 무료이고, 내가 내는 것은 집까지 들어오는 유선 회선의 값뿐입니다. 같은 동영상 한 편이라도 어느 길로 받느냐에 따라 다른 값을 치르는 구조인 셈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5G와 LTE는 통신사의 전용 차선을 달리는 전국망이고, 와이파이는 공용 차선의 동네길입니다. 세대가 오를수록 속도와 함께 지연이 좋아지지만, 높은 주파수의 한계 때문에 광고 속 숫자와 체감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폰은 그 길들 사이를 수시로, 대개는 들키지 않고 갈아탑니다. 상태바의 작은 글자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이기를 바랍니다.